나의 출애굽기(16)
드보라
42. 탈출에 실패 … 집결소로 끌려감
탈출에 실패하고 집결소로 끌려갈 때는 그 길이 죽음의 길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곳에 하나님의 놀라운 예비하심이 있는 줄 누가 알았으랴.
집결소에 가서도 강제노동은 피할 수 없었다. 집결소에 도착했을 당시는 여름이었다. 우리는 주로 김매기를 하러 다녔다. 인솔하는 간부를 따라 농기구도 없이 그냥 맨몸으로 줄 세워서 언덕을 올라가 보니 넓은 콩밭이 있었다. 거기서 모두 엎드려 일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도구가 없으니 당연히 맨손으로 콩을 돋아주고 잡초도 뽑는 작업이었다. 맨손으로 김을 매니 손을 안 다칠 수가 없었다. 비료도 없어 그저 척박한 땅은 딱딱하게 굳어 흡사 돌덩어리 같았고, 그 땅을 손으로 갈아엎으려니 손끝에 피가 나고 손바닥이 다 헐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콩밭은 간부 가족의 밭이었다.
43. 열악한 집결소 생활 환경
새벽에 식전 작업도 있었다. 간부는 집결소 화장실에 인분 말린 것을 가지고 매고 올라가라고 지시했다. 자루에 냄새가 정말 지독했다. 코를 찌르는 냄새를 애써 외면하며 길을 올라가니 무와 배추를 심기 위해 밭을 갈아놓은 곳이 있었다. 그곳에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인분 말린 것을 쭉 뿌리고 그 위에 씨를 뿌렸다. 식전 작업으로는 최악이었다. 제대로 손 씻을 곳도 없으니 그 구린내 나는 손으로 밥을 먹어야 했다. 간수들의 취급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고 인간다움이 전혀 없는 완전한 짐승의 생활이었다.
숙소 배치가 있었다. 우리 숙소로 배정된 곳을 보니 두 평도 안 될 것 같은 곳에 32명이 배치가 되었다. 낮에야 다 일 나가니까 그렇다지만 밤에 잠을 청하려고 하면 32명이 누울 만한 공간은 도저히 나올 수가 없었다. 별수 없이 서로 다리를 접고 기대며 눕는데 이와 빈대가 득실거렸다. 생활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보니 감방 안은 다들 불평불만이 가득했다.
44. 자칭 ‘공주’ 할머니를 만나다
그런데 그중에 특이한 사람이 있었다. 한 60대 초반쯤 되었을까 싶은 할머니였다. 이 할머니는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말하는 것이 참 긍정적이었다. 이곳에 뭔 긍정적일 만한 것이 있는지 신기하다 싶어서 왜 그런가 하고 물어보니 할머니가 자기를 공주라고 했다. 특이한 것을 넘어서 무슨 미친 사람이 다 있다 생각하고, 어이가 없고 기분이 나빠서 나도 다 젊을 때는 잘 대우받았다고 하면서 쪼글쪼글한 할머니가 미쳤다고 욕하고 지나쳤다. 그러면서 나는 속으로 자기가 공주라고 하니 혹시 부잣집 딸인가 하고 생각했다.
미쳤다고 지나친 그 할머니는 그 이후에도 계속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어떻게 살던 사람이길래 이 짐승 같은 생활 속에서도 이렇게 평온한 모습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괜히 시기가 났다. 게다가 할머니는 계속 자기는 곧 나간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무슨 부자 친척이라도 있는 것 같다. 신기하기도 하고 호기심도 생기고 좋은 관계로 지낸다고 손해 볼 것은 없으니 할머니와 친하게 지냈다.
(한국오픈도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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