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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교회 분쟁에 동원된 폭력, 정당화될 수 없다!

편집부  /  기사입력 2019.05.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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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1일 서울의 대형교회인 A 교회에서는 같은 교회 성도 70여 명이 집단으로 얽혀 패싸움을 벌이는 가공한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담임목사 측 한 교인이 원로목사 측에서 소집한 당회를 저지하기 위해 창문을 부수고 회의실 안에 소화기를 분사했다. 이어 원로목사 측 교인 20여 명과 담임목사 측 교인 50여 명이 3시간가량 거친 몸싸움을 벌여 부상자도 발생했다. 담임목사 측은 예전에도 2층 본당을 점거하기 위해 용역을 동원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현재 양측은 한 건물에서 1층은 원로목사 측이, 2층부터 8층까지는 담임목사 측이 점거하고 따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담임목사 측이 이렇게 폭력을 휘두르면서까지 당회를 방해한 것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선임된 대리당회장 B 변호사가 당회를 소집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지난 411일 교회가 양측으로 분열돼 자율적으로 대표자 결원을 해결하지 못해 혼란이 지속된다고 보고 B 씨를 임시대표자(대리당회장)로 선임했다. 그러나 B 씨는 설교나 성례 집행 등 종교적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법적·행정적 교회 대표자로서 당회를 인도하고 그에 부합하는 안건만 의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담임목사 측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 법원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교계 내에서는 교회의 영역과 자율권을 훼손했으며, 명백한 교권침해라는 목소리가 높다. 예장통합 총회도 일반 변호사가 직무대행자가 되어 시무장로들을 소집한 것은 당회로 볼 수 없으며, 그 모임의 결의사항은 무효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사태의 근본 원인이 무엇일까를 짚어봐야 한다. 사실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은 교회나 노회, 총회가 정해진 교회법이나 교단법을 정의롭게 적용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갈수록 교회 문제들이 사회법으로 달려가고 있다. 우리는 이번 법원의 결정을 교권침해라고 성토하기 전에 이러한 결과를 자초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개탄해야 할 것이다.

     

    A 교회의 분쟁은 3년째 계속되고 있다. 물론 양측은 내세울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재신임 거부에 관한 문제일 수도, 재정 비리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 A 교회와 같은 분쟁으로 몸살을 겪은 교회는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이다. 결국, A 교회의 양태는 한국교회가 감추고 싶은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리고 그 어떤 이유로도 교회 내에서의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편집부 www.gbh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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